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산길에서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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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최준성 작성일2025-04-11 14:11 조회210회 댓글0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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산길에서 / 이성부

이 길을 만든 이들이 누구인지를 나는 안다
이렇게 길을 따라 나를 걷게 하는 그이들이
지금 조릿대밭 눕히며 소리치는 바람이거나
이름 모를 풀꽃들 문득 나를 쳐다보는 수줍음으로 와서
내 가슴 벅차게 하는 까닭을 나는 안다
​그러기에 짐승처럼 그이들 옛 내음이라도 맡고 싶어
나는 자꾸 집을 떠나고
그때마다 서울을 버리는 일에 신명나지 않았더냐
​무엇에 쫓기듯 살아가는 이들도
힘을 다하여 비칠거리는 발걸음들도
​무엇 하나씩 저마다 다져놓고 사라진다는 것을
뒤늦게나마 나는 배웠다
그것이 부질없는 되풀이라 하더라도
그 부질없음 쌓이고 쌓여져서 마침내 길을 만들고
이리 힘들고 어려워도
왜 내가 지금 주저앉아서는 안 되는지를 나는 안다

# 등반을 하다 보면 산에 나있는 길은, 이미 누가 다녀가 나있는 길이고 나는 그 길을 따라갈 뿐입니다 그 길은 이미 닦어져 있었으며 가장 안전한 길이자 결국에는 가장 빠른 길임을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혹 세상에 자신의 이름을 알린 것이 자신이 의지적으로 노력해서 닦은 길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길은 누군가가 우리를 위해 예비한 길일 수 있습니다 그 말이 맞다면 우리도 다른 사람이나 후세를 위해 길이 아닌 길을 길처럼 만드는 일이 솔선수범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닦아놓은 길을 간, 다른 사람이나 후세들이 목적한 바를 이룬다면 우리에게는 얼마나 큰 보람이겠습니까?
그럴 수만 있다면 역사는 발전하는 것이고 그 혜택이 우리 자식들에게도 돌아간다는 것을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^^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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